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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썰

[프롤로그] 나의 캠핑이 시작된다

by 나니 하우스 2021. 1. 20.

 

나는 결심했다. 캠핑의 세계에 뛰어들기로. 시작은 2021년부터. 

 

 

캠핑이 대세다. 꽤 오래 전부터인 듯한데, 최근엔 더 그렇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라고 본다. 

 

하나는 캠핑문화가 오랜 세월 축적된 효과다. 소위 ‘캠핑족’의 규모가 꾸준히 유지 및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 또한 꾸준히 형성 및 발전했고, 이는 캠핑장이나 캠핑장비 같은 ‘캠핑 인프라’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향상된 캠핑 인프라는 다시 ‘캠린이’를 끌어들였다. 선순환이 이어진 셈.

 

두 번째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고 국내여행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꺼림칙해졌다. 그런데 캠핑은 기본적으로 야외에서 나 또는 우리만의 공간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이유를 계기로 캠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부쩍 늘었고, 때마침 잘 발전해오던 캠핑 인프라를 만나 폭발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내가 캠핑의 세계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한 것은 단순히 대세를, 유행을 따르고자 함은 아니다. 사실, 오히려 나는 유행을 따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쪽이다. 그런데 이번엔 쓸데없는 자존심 같은 건 내려놓기로 했다.

이제 진짜 이유다. 일단은 주말 또는 휴일,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 같다. 첫째가 태어나 어느 정도 자라고 둘째까지 태어나면서, 나의 최대 현안 중 하나는 주말 및 휴일을 무사히 즐겁게 보내는 것이 됐다. 정말 다양한 곳에 가보고 꽤나 많은 것을 해보았는데 캠핑이 괜찮은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는 날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놀러가는 거다. 그런데 호텔이나 리조트, 펜션을 가자니 매번 가기엔 비용부담이 크다. 당일치기로 쇼핑몰이나 피크닉, 각종 아이들을 위한 공간(동물원, 식물원, 박물관 등등)을 가자니 좀 힘에 부친다. 무엇보다 하루밖에 해결해주지 못한다. 어른에게 주어지는 즐거움도 특별히 없다. 

 

캠핑은 초기비용이 다소 들지만, 지속적인 비용부담은 비교적 덜한 편이다. 또 아이들은 바깥에서 뛰노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그렇게 노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캠핑은 어른들에게도 꽤나 쏠쏠한 즐거움을 준다. 맛있게 구운 고기에 소주 한 잔, 불멍과 같은 것들 말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놀러가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 야외를 좋아한다. 산도 좋고 계곡도 좋고 바다도 좋고 음식도 좋고 술도 좋다. 고깃집을 가도 바깥자리가 있는 곳이 좋고, 펜션이나 리조트 같은 곳을 가도 자연과 어우러진 쪽을 선호한다. 벌써 20여년 전인 어린 시절부터 놀러가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소주를 마시는 것을 즐겨했다. 더 설명이 필요할까. 캠핑이 딱이다.

 

물론 망설임도 있었다. 캠핑의 즐거움에 수반되는 힘듦을 알기에 캠핑의 세계에 발을 들일까 말까 망설인 게 사실이다. 그런데 좋은 캠핑장이 너무 많더라. 때마침 접하게 된 몇 군데 캠핑장 사진과 영상이 나의 마음을 녹여버렸다. 저런 곳이라면 온갖 짐을 테트리스로 싣고,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요리를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다시 텐트를 접고,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할 수 있겠다 싶었다. 

 

캠핑과 밀당을 하며 지난 1년 간 단촐하게 피크닉 캠핑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중고 자동텐트를 구입해 옥상과 근처 한강공원에서 나름의 간을 봤다. 괜찮았다. 좋았다.

끝으로 여러 조건까지 충족됐다. 아내의 동의가 있었고, 마침 내 차는 중형SUV다. 경제적으로 막 윤택한 것은 아니지만, 마침 그래도 어느 정도 초기 캠핑장비를 마련할만한 여유는 생겼다. 마지막 보험도 있다. 행여나 캠핑을 금세 관두더라도, 캠핑장비는 중고거래를 통해 어느 정도 투자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저 앞에서 언급했듯, 꽤나 시장이 탄탄하게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캠린이이자 캠핑족이다. 앞날은 알 수 없다. 쓰라린 흑역사만 남긴 채 그만둘 수도, 후회 없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나는 자연인이다’로 가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유년시절 보이스카웃을 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이후엔 캠핑 경험이 일천했다. 군대시절도 바다 쪽에서 보냈다보니 숙영의 경험이 없다. 군대 제대 이후 캠핑 여행을 한 건 딱 두 번이고, 그마저도 대충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하나부터 열까지 차곡차곡 밟아나가야 할 캠린이다. 

 

이곳을 통해 나의 캠핑 이야기, 그리고 성장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캠핑장비나 캠핑장에 대한 정보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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