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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썰

키움 히어로즈 새 감독, 내부 출신 가능성 높은 이유

by 나니 하우스 2020. 11. 20.

시즌 키움 히어로즈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내내 2~3위권을 지키다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포스트시즌은 연장접전 끝에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무엇보다 시즌 막판 손혁 감독의 사퇴로 키움 히어로즈는 격랑에 휩싸였다. 줄곧 2위를 달리다 3위로 잠시 떨어져 2위 싸움을 이어가던 감독이,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겨두고, 그것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물러났다. 특히 자진 사퇴라는 공식 발표와 달리 사실상의 경질이나 다름없었던 정황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후폭풍은 거세게 일었다.


쨌든 그렇게 키움 히어로즈의 2020년 야구는 막을 내렸다. 이제는 다음을 준비할 시간이다. 당장 가장 시급한 과제는 새 감독을 찾는 일이다.


그렇다면,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우승을 향한 도전을 다시 이끌어나갈 키움 히어로즈의 새 감독은 누가 될까.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키움 히어로즈는 현재 신임 감독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외국인 감독 후보도 포함돼있고, 한국시리즈와는 무관하며, 깜짝 발표는 아닐 것이라는 게 키움 히어로즈 측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이러한 소식과 여러 정황들을 살펴보면, 키움 히어로즈의 신임 감독은 내부출신일 가능성이 무척 높아 보인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보자.


1. 얼마나 잘해야 돼?


키움 히어로즈는 창단 초기 돈이 없어서 선수를 팔 정도로 힘든 구단이었다. 당연히 전력이 강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차곡차곡 전력이 정비되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 강팀 반열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 동안 키움 히어로즈는 7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 중 2번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기간 팀을 거쳐 간 3명의 감독은 모두 끝이 아름답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직후 전격적으로 사퇴를 발표했다. 사퇴야 그렇다 치고, 발표 방식이 무척 이례적이었다. 이를 두고 구단과의 좋지 않은 관계가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 바 있다.


뒤를 이은 장정석 감독은 2019년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서도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추후 이른바 ‘옥중경영’ 논란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이 역시 순탄한 이별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번 손혁 감독은 말할 것도 없다. 즉, 키움 히어로즈는 그동안 포스트시즌 4년 연속 진출 및 한국시리즈 준우승 감독과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및 한국시리즈 준우승 감독, 그리고 정규리그 2위 싸움을 펼치던 감독이 모두 씁쓸하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누가 오더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이런 자리에 외부 인사가 선뜻 앉기란 더욱 어렵다.


2. 외부 현장 야구인들의 싸늘한 시선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자리인데, 이를 향한 외부 현장 야구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번에 손혁 감독 사퇴 논란으로 또 다시 ‘문제아적 기질’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선 현장 야구인들이 가장 분노했다. 손혁 감독에 대한 사실상의 경질은 야구인 전체를 모독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화려한 감독 경력을 쌓은 인물은 물론, 차곡차곡 코치 경력을 쌓아온 이들도 대부분 키움 히어로즈를 좋게 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좁은 한국 야구판에서 자칫 ‘배신자’로 낙인찍힐 가능성도 있다.


3. 키움 히어로즈의 고집


키움 히어로즈의 그간 행보를 되짚어 봐도 내부출신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손혁 감독이 제5대 감독이었다. 어수선했던 초기엔 정통 야구인 출신인 이광한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팀을 이끌었으나, 팀이 강팀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2013년부터는 다소 파격적인 감독 선임을 이어왔다. 그리고 그 특징은 뚜렷했다.


염경엽 감독과 장정석 감독, 손혁 감독 모두 선수시절이 화려하지 않았다. 또한 염경엽 감독과 장정석 감독은 선수 은퇴 후 프런트 경력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세 감독 모두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동한 경력을 바탕으로 감독에 선임됐다. 염경엽 감독은 2012년 1군 작전·주루코치로 영입돼 활동했고, 뛰어난 능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이듬해 감독 자리에 깜짝 발탁됐다. 장정석 감독의 경우 키움 히어로즈 프런트 생활을 오래했으며, 운영팀장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손혁 감독 역시 2015년 키움 히어로즈에 투수코치로 합류해 2년을 함께 했으며, 감독으로 돌아온 케이스였다.


자, 그렇다면 키움 히어로즈 내부출신 감독 후보로는 누가 있을까. 김창현 감독대행을 비롯해 홍원기 수석코치, 설종진 2군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여기에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오랜 세월 코치 생활을 이어가며 수석코치까지 지냈던 심재학 해설위원도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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