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이 대결을 보게 된다니 감회가 남다르다. 2015년 합류한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위즈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의 원년멤버인 두산 베어스가 2020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는 11월 9일 1차전을 시작하며, 10일 2차전, 12일 3차전, 13일 4차전 15일 5차전이 예정돼있다. 특이점은 다섯 경기 모두 양 팀의 홈구장이 아닌 고척돔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뒤늦게 시즌이 시작되고, 포스트시즌 일정도 평소보다 훨씬 뒤로 밀리면서 추운 날씨를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 경험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선, KT 위즈는 이번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2015년 1군 무대에 처음 진입했으니 6년 만에 한을 푼 셈인데, 그동안 참 설움이 많았다.
첫해부터 3년 동안은 좀처럼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고, 처음 꼴찌를 벗어난 2018년도 아슬아슬한 9위였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막판까지 가을야구 진출 경쟁을 펼치다 2게임차 6위로 고배를 마셨다. 아쉬움도 컸지만, 희망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올 시즌 2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이어졌다.
두산 베어스는 말이 필요 없는 강팀이자 명문구단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진다. 공교롭게도 KT 위즈가 합류한 2015년 이후 올 시즌까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5번 중 3번은 한국시리즈 우승, 2번은 준우승이란 성과를 남겼다. 기간을 넓혀보면 더욱 놀랍다. 21세기 들어 21년 동안 15번이나 가을야구를 함께했고, 4번의 우승과 7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큰 경기’인 포스트시즌은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장감과 중압감이 정규리그 경기와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해 제 기량을 다 펼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고, 반대로 경험을 앞세워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더 유리한 위치에 있어야할 KT 위즈가 전혀 유리하지 않다.
상대전적은 말할 것도 없다. KT 위즈가 합류한 2015년 이후 양팀의 상대전적은 59승 37패로 두산 베어스가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KT 위즈 상대 승률은 0.614에 달한다.
더욱이 KT 위즈는 여러모로 상황이 야속할 법하다. 원래 플레이오프 일정 중에서도 무게감이 큰 1·2차전과 5차전은 정규리그 2위팀 홈구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올해는 고척돔에서 중립경기로 열리다보니 홈구장의 이점을 살리기 어렵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일정이 축소된 가운데, 단 2경기로 마무리된 점도 KT 위즈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평년의 준플레이오프는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5전3승세가 적용됐는데, 올해는 3전2승제가 적용됐다. 그마저도 두산 베어스가 가볍게 2연승을 거두며 끝났다. 보통은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체력소모로 2위팀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곤 하는데,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체력도 크게 소모하지 않으면서 경기감각과 기세를 살린 두산 베어스가 더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KT 위즈에게도 믿을 구석이 전혀 없진 않다. 올 시즌 KT 위즈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9승 7패의 상대전적을 기록하며 우위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역시 9승 7패로 좋은 결과를 남겼다. KT 위즈가 최하위권에서 벗어난 이후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선전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모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이번 플레이오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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