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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썰

니퍼트, 다시 두산 유니폼 입고 잠실 마운드 오른다

by 나니 하우스 2020. 11. 4.

스틴 니퍼트. 프로야구 역사에 가장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선수다. 1981년생,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출신인 니퍼트는 200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0년까지 애리조나와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총 119경기 출전 14승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한국으로 건너온 것은 2011년. 당시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국의 기아타이거즈, 두산베어스 등이 니퍼트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기아타이거즈는 다른 선수를 선택했고, 두산베어스가 니퍼트를 품었다. 이 선택은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최고의 선택이 됐다. 


2m가 넘는 장신이자 팔길이까지 긴 니퍼트는 강력한 직구를 주무기로 한국 프로야구를 정복했다. 


첫해인 2011년 니퍼트는 29경기에 등판해 187이닝을 소화했으며,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 150탈삼진을 기록했다. 2012년엔 역시 29경기에 등판, 194이닝을 소화했다. 성적은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0, 126탈삼진.


2013년엔 19경기에 출전해 118이닝을 소화했고, 12승 4패, 평균자책점 3.58, 104탈삼진을 기록했다. 2014년엔 30경기에 출전해 179.1이닝을 소화했고, 14승 7패 평균자책점 3.81, 158탈삼진을 기록했다.


2015년엔 부상과 부진으로 가장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20경기에 출전해 90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 76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니퍼트는 2015년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5경기에 나서 32.1이닝을 책임졌고, 단 2실점만 내주며 3승과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이듬해는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장식했다. 2016년, 니퍼트는 28경기에 출전해 167.2이닝을 소화했고,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 142탈삼진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니퍼트는 30경기에 출전해 179.2이닝을 소화했고, 14승 8패, 평균자책점 4.06, 161탈삼진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론 나쁘지 않았으나, 내용적인 측면에선 다소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나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두산베어스는 니퍼트와의 작별을 택했다.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외국인 용병이 숱한 가운데, 두산베어스 유니폼만 7시즌을 입은 니퍼트는 특별한 존재였다. 실력은 물론 인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을 뿐 아니라, 두산베어스의 젊은 투수들에게 훌륭한 멘토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국사랑이 남달랐다. 개인사지만, 니퍼트는 이혼한 뒤 한국인 여성과 재혼하기도 했다. 


두산베어스에서의 7년 동안 니퍼트는 185경기에 출전해 1115.2이닝을 소화하며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의 통산성적을 기록했다. 어지간한 한국선수 이상의 족적을 남긴 것이다. 그런 그와의 작별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고, 일부 팬들이 항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후 니퍼트는 2018년 KT위즈에 합류해 한 시즌 더 활약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고, 이때를 끝으로 은퇴했다.


KT위즈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포함한 니퍼트의 한국 프로야구 통산성적은 214경기 출전, 1291.1이닝,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다.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쟁쟁한 전설들만 밟은 100승 고지를 밟았고, 당연하게도 이는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에 해당한다. 아마도 꽤 오랜 세월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니퍼트가 다시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 마운드에 오른다. 올 시즌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한 두산베어스는 11월 4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구자로 니퍼트를 선정했다고 한다. 당초 시즌 중에 니퍼트를 시구자로 초청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무산됐는데, 이번에 다시 초청한 것이다.


두산베어스 팬들의 마음은 물론, 니퍼트의 마음 또한 뭉클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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